피케이엠 갤러리는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이불 (Lee Bul)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불 (1964년생)은 현재 국제 미술계에서 그 역량을 높이 인정 받으며 가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적 미술가 중 한 사람이다.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1980년대 후반에 작가로 데뷔한 이불은 그때까지 한국의 현대 미술에서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던 '페미니즘' 이슈를 퍼포먼스와 설치, 조각 작업 등을 통해 강렬하게 표현함으로써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이불은 페미니즘 이슈를 확장시켜 여성과 기술 문명 간의 밀접한 관계에 대한 탐구를 싸이보그와 몬스터 조각 형태로 표현해왔으며, 더 나아가 인간의 영원성에 대한 갈망과 그 환상의 유혹에 대한 지점들을 가라오케 조각물을 통해 표현해내기도 했다.
이불의 이러한 예술 행로는 1997년 뉴욕의 현대미술관 (MoMA Project Gallery)을 비롯해 그 이듬해인 1998년 국제적으로 크게 주목 받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수상제도인 뉴욕 소호 구겐하임 미술관에서의 휴고보스 프라이즈 (Hugo Boss Prize)의 최종 후보 작가로 선정되는 영예로 연결되었고, 또한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및 본 전시 작가로 동시 출품하여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왔다.
특히 올 연말과 내년에 예정된 시드니 현대미술관 (MCA, Sydney)과 일본 도쿄의 시라이시 갤러리(SCAI the Bathhouse) 에서의 개인전들과 독일 마르타 헤르포드 미술관에서의 그룹전들은 이불이 당당히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라있음을 확인하게 해준다.
이번 피케이엠 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이불은 실크와 자개를 이용한 회화 작품을 비롯해 크리스탈과 구슬을 이용한 조각들을 국내에서 처음으로선 보인다. 이 작품들은 올 5월 뉴욕의 유명 갤러리인 다이치 프로젝트(Deitch Project)의 개인전에서 소개되어 현지의 선풍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작품의 시리즈들이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작가의 기존 작품들의 주요주제인 싸이보그와 몬스터라는 양면적인 개념들이 더욱 혼재하며 그 형태적 결과물이 보다 유기적인 단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적인 개념의 산물로 이해되고 있는 싸이보그와 몬스터의 시각적 형태에 대한 상상력이 사실은 이미 고대에서부터 인간의 공상과 미래에 대한 환상이 빚어낸 고전적인 아름다움의 기반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이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이불의 최근 작업들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자개와 실크, 크리스탈 등 지극히 여성적이며 장식적인 재료가 사용된 이번 작품들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더욱 환상적이고 깊이 있는 아름다움으로 복합적이고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미발표 신작들로 꾸며지는 데 약 20점 가량의 회화와 조각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