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주(1966년 생)는 일찍이 1993년 Venice Biennale의 Aperto 섹션, 1995년의 광주 비엔날레, 2000년 Whitney Biennale 및 제 1회 미디어 씨티_ 서울,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등 유수한 국제 비엔날레에 초대되어 세계 무대에 이름을 널리 알린 작가이다. 또한 영국 현대미술이 90년대 이후 서구 미술계의 중심적 흐름으로 자리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세계적 화랑인 화이트 큐브 갤러리(런던)를 비롯하여 안토니도페이 갤러리(런던)와 안톤 케른 갤러리(뉴욕)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현재 2003년 MIT List Visual Art Center에서 열릴 초대 개인전을 준비중이다.
마이클 주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한국인 2세로서, 그의 작품은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아 근원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소모되어야 하는 엄청난 에너지를 형상화하거나 사물과 그 존재의 배후를 이루고 있는 정신, 에너지, 기의 질서에 대한 본질적 탐구를 통해 서양의 과학주의와 동양의 정신주의의 융합을 추구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새로운 조각 작품들과 비디오, 애니메이션, 사진 벽면 드로잉 등으로 구성된 이번 pkm 갤러리 전시는 학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던 작가의 과학도 출신다운 면모를 반영하듯 자연과 문명에 대한 탐구를 예술적으로 시각화 한 것들과 그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물질의 변형에 따른 에너지 소모를 다룬 작품들로 이루어 진다.
작가가 일일이 직접 손으로 제작하여 하얀 에나멜로 마무리 한 12마리의 '코요테/개' 조각 인스톨레이션 작품인 "Pack Ⅱ(무리Ⅱ)"이 2층 전시장에 설치되고 1층에는 북극의 날씨에 맞는 모피와 현대적인 옷을 걸친 남자 형상의 조각인 "Strait Man, Split(뻣뻣한 남자, 쪼개지다)"이 놓이는데, 해부학 시간에 사용되는 모델처럼 내부의 두개골과 골격 그리고 피부 아래의 내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우레탄 프라스틱으로 제조되었다. 서구인의 기원인 에스키모의 몰락을 그려낸 듯한 이 작품은 역설적으로 현대 문명 속에서 살아 남는 방법을 터득함으로써 자연 환경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는 상징적 의미로서의 '코요테/개' 인스톨레이션과 대조를 이룬다. 1층에 설치되는 드로잉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의 벽면의 애니메이션은 북극지방의 에너지 흐름과 열 손실 그리고 그것이 개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하여 탐구한 작품들이며,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것과 유사한 사슴뿔을 잘라 금속 파이프로 연결하여 형태를 복원한 "Improved Rack #66(개량된 선반 #66)"은 뿔이 자라 나오는 중앙 지점으로부터 펴져 나와 다시 연결되고 또 잘라지는 형태를 통하여 잠재적인 성장을 암시하는 작품이다. 지하 공간에서는 알래스카의 풍경에 나타나는 움직임과 에너지를 보여주는 비디오 작품이 설치된다.
마이클 주의 이번 설치 작품 북극을 은유적으로 이용하여 사라져가는 물리적인 국경을 보여주면서, 에너지 소모에 관한 그의 지속적인 관심과 그것의 다른 물질로의 변형과 조화를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대체로 형이상학적이며 인종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작가는 고도의 기술문명과 박제된 야생 동물들, 인공 기상학과 인간의 인내력, 동물과 인간의 야만성 등을 소재로 과학과 종교의 언어를 혼합하여 사회적이며 신체적인 정체성에 대한 지각을 가능케 하는 작품을 추구한다. 또한 그는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수고로움과 노력을 통해 변화의 상태에 다다르려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에너지의 발생, 칼로리의 소모라는 다분히 과학적인 내용을 예술에 접목 시켜 그 과학적 사고의 과정과 물리적인 결과물을 예술 작품의 자리에 치환시킴으로써 과학과 미학 사이의 경계를 없애고자 노력한다. 따라서 마이클 주의 작업은 과학적 이론으로 이해 가능한 자연 현상적 결과물과 작가의 예술 작품 사이의 경계허물기를 통해 정신적 사고와 육체적 반응의 일체감을 작품으로 조형화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클 주는 웨슬리언 대학, 워싱턴 대학 등지에서 생물학을 전공 하였고 예일대학원(조각 전공)을 졸업하였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과 함께, 콜럼비아 대학, 쿠퍼 유니온 등에 출강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