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소(Lee Kangso) 개인전: Natural
PKM Trinity 갤러리는 2011년 9월 16일부터 10월 29일까지 한국의 대표적 현대 미술가 이강소 작품전을 개최한다.
이강소(1943- )는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였고, 그의 작품은 파리비엔날레(1975), 상파울로비엔날레(1977), MoMA P.S.1 현대 미술센터 국제스튜디오작가전(1992), 경주 선재미술관 개인전(2003) 등 다수의 국내외 전시를 통해 널리 소개되어 왔다.
이번 전시의 부제는 ‘Natural’. 작가의 70년대 중반 제작된 미발표 회화 작품부터 최근의 신작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40년 화력을 망라한 회화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이강소 작가는 회화 이외에도, 조각, 사진, 설치 등 전방위적 장르를 통해 실험적 작업을 거듭해 왔지만 이번 개인전은 온전히 작가의 회화 작품 세계에 주목하는 전시다.
작가의 오늘날 회화 작업 경향의 출발을 규정지은 시기는 표현주의 물결이 세계를 휩쓸던 80년대 중반이지만 화면 속 주제의 무심함, 그리는 행위 자체와 그 흔적으로서의 이미지에 대한 작가의 탐구는 70년대 중반 제작되어 지금까지 남아있는 얼마 되지 않은 초기 소품작들에서 이미 명확히 드러난다.
80년대 그의 초기 회화는 이미지 표현에 앞서서 사물과 시선, 공간이 상호 교류하는 가운데 표출되는 에너지에 집중한 것이었으나 그 후 사슴, 배, 물새 등 제한된 주제에 한정해 화면에 이미지를 등장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들을 동시에 무효화시키는 여러 요소 사이의 끝없는 갈등과 대화 속에서 그의 회화만이 갖는 독보적 매력이 표출되고 있다. 이미지를 주장하며 동시에 그에 대항하고, 지우는 기법은 서구에서는 인상주의 이후에 도입된 것이지만, 동양에선 수묵화의 기법으로 훨씬 오래전부터 활용되어온 것으로, 그의 화면의 동시대성과 독자성은 역설적으로 전통과의 연계에서 신선하게 발견된다.
동서양의 감성을 아우르는 포용적인 화면을 통해 회화성의 본질을 탐구하고 전통과 현대성의 접점을 우아한 방식으로 찾아내서 회화의 ‘격’을 발견해 내는 이강소 작가의 작품 속에서 관객은 늘 앞선 실험으로 예술의 에너지를 추구해온 노련한 화가의 무르익은 역량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