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런 킴(Byron Kim) 개인전: Night & Day
PKM TRINITY GALLERY에서는 오는 6월 7일부터 7월 20일까지 바이런 킴의 개인전 《Byron Kim: Night & Day》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내용과 형식, 추상과 구상, 현실과 이상이라는 경계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모노크롬 추상 회화를 자신만의 낭만적이고 문학적인 접근법을 더하여 이어가고 있는 재미 작가 바이런 킴의 신작 50여 점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바이런 킴(b.1961, California)은 예일대학교 영문학과 및 스코히건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로서 1993년 뉴욕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제유법>이라는 작품으로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1996년 워싱턴 허쉬혼 미술관 개인전, 1999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 필립 모리스 분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4년에는 작가의 중간 회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접점: 바이런 킴 1990-2004》가 버클리 대학교 미술관을 시작으로 2005년 서울 로댕 갤러리를 거쳐 북미 주요 미술관에서 순회 전시되었다. 올가을에는 뉴욕 제임스 코헨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소개되는 <밤하늘(Night Sky)>시리즈는 작가의 작업실에서 창을 통해 바라본 뉴욕의 밤하늘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으로, 밤의 도시가 뿜어내는 빛들로 인해 순수함과 깊이감을 잃어버린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대형 캔버스 위에 그려낸다. 광활한 밤하늘의 어두움과 깊이가 주는 숭고함과 삶의 의미를 포괄하는 무한한 가능성은 지금까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이 되었지만, 바이런 킴의 ‘밤하늘’은 이러한 낭만주의적인 접근에서 더 나아가 대도시 속 작가의 개인적 일상과 빛으로 오염된 하늘이라는 동시대적 현실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추상 회화의 거장 라인하르트(AD Reinhardt)의 블랙 페인팅 연작을 닮은 바이런의 <밤하늘(Night Sky)> 연작은 추상 미술의 거장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작가의 기존 태도를 드러냄과 동시에 밤하늘을 보며 떠올린 지인의 이니셜을 제목에 부여함으로써, 추상 표현주의 작가들이 우주/삶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담아냈던 차가운 추상의 방식을 통해 지극히 소소하고 내밀한 개인적 경험과 기억을 그려낸다.
그의 <일요 회화(Sunday Painting)>시리즈는 2001년 이후 지난 10년간 계속되어 오고 있는 연작으로, 매주 일요일에 그날의 하늘을 그린 뒤, 그날의 개인적인 일상을 일기 형식의 글로 기록한 작품이다. 문학을 전공한 작가가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는 이 작품은 소박한 일상의 지속적인 기록을 통해 일상 속에 잠재된 ‘삶’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하늘에 쓰인 일기와도 같은 시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거리를 두고 바라본 그의 작품은 미니멀하게 절제된 차가운 추상의 형식을 하고 있지만, 작품 세부에 드러나는 섬세한 표현과 그가 담아내는 내용은 매우 시적인 따스함을 지닌다. 작가는 반전과도 같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일상에서 보다 넒은 주제로 의미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며, 자신의 작품이 보다 우리의 삶에 맞닿아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